부산 VS 대전 리뷰 (2010년 5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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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빠냥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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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시: 2010년2월19일(금) 13:17

부산 VS 대전 리뷰 (2010년 5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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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 2경기 연패를 당한것을 제외하고

울산 현대를 2:0으로 격퇴후 지금까지 5승 2무 1패의 상승세를 나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네요.
(대구전 일격을 제외하고..;)


각설하고 일단 오늘 대전전만 놓고 얘기해보겠습니다.

이번 대전전은 1:1의 스코어가 주는 감흥과 별개로 부산이 나아가야할 방향성을 숙지시켜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경기였습니다.

대전은 3-4-3 포메이션을 들고 나오면서 부산의 3-4-3과 4-4-2 겸용 포메이션과 거의 비슷한 취지의 전술적 성향으로 경기에 임했습니다. 왕선재 감독은, 부산 수비의 약점인 드리블 돌파에 취약성을 물고 늘어지기 위해 바벨과 알레를 전진 투입하고 중원에서의 부산 미드필더의 볼배급을 차단하기 위해 센터백인 산토스를 미들로 전진 배치하면서 정성훈과 김근철 선수를 한꺼번에 마크하더군요. 산토스 선수는 비록 정성훈 선수를 완벽히 마크하는데는 실패했지만, 김근철 선수의 전진 패스를 어느 정도 차단하면서 부산의 또다른 득점루트인 박희도 선수를 고립시키는데 성공합니다. 이때부터 살짝 불안했죠 -ㅁ-;;

여기에 박정혜 선수와 김한섭 선수등으로 구성된 대전의 수비라인도 바짝 끌어올려지면서 중원에만 대전 선수가 서넛이 몰린 양상을 보였습니다. 부산이 전통적으로 윙포워드가 강세인 팀이지만 오늘 경기에 출전한 한상운 선수와 박희도 선수는 이승현 선수처럼 발이 빠른 선수라기 보다는 공간 침투와 킥력으로 승부를 보는 타입이라 윙에서의 대전 수비 교란이 쉽지 않았습니다. 결국 중앙에서부터 틀어막히자, 전체적으로 대전에게 공격 기회가 많이 돌아갔고 부산은 템포를 조절하지 못하고 대전에게 템포를 끌려가는 모습을 보이고 말았습니다.

다행히 최근 부산의 상승세를 주도하는 강점인 코너킥 상황에서의 문전 장악력으로 1골을 득점하는데 성공했지만, 전체적인 양상은 대전의 중원 장악과 간간히 터져나오는 날카로운 침투에 점유율을 빼앗기는 상황이었습니다. 이건 올시즌 부산의 장기인데 말입니다. 이번 경기에서는 대전이 부산처럼 플레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후반, 부산은 발빠른 윙포워드 투입을 통한 공세로 추가 득점을 노리기보다 잠그기를 시도하면서 지루한 경기 양상을 보이다 후반 47분 박성호 선수에게 버저비터를 얻어맞으며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경기 결과는 1:1로 그쳤지만, 대전에 박희도 선수나 정성훈 선수같은 마무리 요원이 한명만 있었으면 3:0도 나올법한 양상으로 대전이 전술적으로 잘 준비하고 나온 경기였습니다.


이 대전전을 보고 내린 평가는 이것입니다. 부산은 '나 자신을 뛰어넘어야 합니다.'

즉, 부산을 상대로 부산과 똑같은 전술적 틀과 성향으로 덤비는 팀들을 파쇄해버릴 방법을 연구해야합니다.


대전전 외 다른 경기들을 일례를 들어서 살펴보죠.

가령 상대팀들이 부산을 약팀이라고 상정하고 대량 득점을 노리는 공격 일변으로 나갈 경우, 올시즌 오히려 공격 일변으로 나오면서 상대에게 보여진 틈을 멋지게 물고늘어져 역습을 통해 상대방을 털어버리고 있습니다. (對 울산전(2:0)과 對 GS전(3:0)이 대표적이죠)

그러나, 우리가 나름 저력있는 팀이라 상정, 상대가 1골 차 승부 내지 무승부를 목표로 점유율을 가져가면서 부산과 똑같이 미들에서부터 끊어내면서 한순간에 역습으로 전환할 경우, 부산은 상당히 고전하며 울산전이나 GS전때 보여줬던 활발한 템포를 갖고가는데 실패하고 있습니다. (對 대구전(0:2), 對 강원전(0:0), 對 대전전(0:1)이 그랬죠)

요컨대, 부산을 승점자판기 쯤으로 여기는 팀들은 우리가 이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게서 1점이라도 뺏어가겠다고 악착같이 덤비는 팀에게는 고전하고 있는 것입니다.

후자의 자세로 임하는 팀들이 많아진다는건 부산을 강팀으로 여기는 팀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부산을 강팀으로 상정하고 덤비는 팀들은 대부분 리그 하위권의 팀들이겠죠. 즉, 현재 부산이 강팀에게는 강하고, 약팀에게는 약한 소위 도깨비팀으로 통하는건, 팀 성향이 하위권 팀들에게 자비로와서가 아니라 '하위권 팀들을 상대하는 강호 부산이 되는법'을 지금껏 알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도 그 하위권의 구성원 중 하나였거든요 =ㅂ=b..

때문에 지금 부산은 위기 상황입니다.

3년안에 팀을 정상궤도에 올리겠다던 황감독의 야심은
2009년에 맞이하였던 '컵대회, 리그 중 한쪽을 포기할 것인가 양쪽 모두 노릴 것인가'의 딜레마의 위기에서 갈팡질팡하다 5월달까지 전북을 5:2로 잡으며 나름 잘나가다가 무너졌던 쓰라린 과거가 있습니다.

그리고 2010년 3년차 황감독에게 '나를 뛰어넘어서야 되는' 또다른 위기가 도래한 것입니다.

이 위기들은 소위 약체팀이 강호가 되기위해 거쳐야하는 숙명과도 같습니다. 이 위기에 걸려 넘어지면 남는건 오직 하위권으로의 복귀뿐이죠, 작년이 그러했던 것처럼 -_-;

하지만 이 위기를 극복해나간다면 (마침 알맞게 전기리그가 마감되고 후기리그 재개까지 2달여의 긴 시간이 있습니다.) 부산은 향후 몇년간은 최소한 플옵권에서 어정거리면서 바닥을 기는 일이 재발하진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덧붙여 황감독도 K-리그 감독으로서 살아남을 수 있겠지요.

황감독님이 부디 이 위기 극복의 방법론을 찾아내시길 바랍니다. 우리도 한 번 6강 PO라는 것도 가보고 그래야죠 ㅋ-ㅋ..
칫통
레프리(중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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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시: 2010년1월10일(일) 23:10
위치: Suwon

강팀과 약팀사이에서 갈팡질팡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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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빠냥꾼 님이 쓰셨습니다:가령 상대팀들이 부산을 약팀이라고 상정하고 대량 득점을 노리는 공격 일변으로 나갈 경우, 올시즌 오히려 공격 일변으로 나오면서 상대에게 보여진 틈을 멋지게 물고늘어져 역습을 통해 상대방을 털어버리고 있습니다. (對 울산전(2:0)과 對 GS전(3:0)이 대표적이죠)

그러나, 우리가 나름 저력있는 팀이라 상정, 상대가 1골 차 승부 내지 무승부를 목표로 점유율을 가져가면서 부산과 똑같이 미들에서부터 끊어내면서 한순간에 역습으로 전환할 경우, 부산은 상당히 고전하며 울산전이나 GS전때 보여줬던 활발한 템포를 갖고가는데 실패하고 있습니다. (對 대구전(0:2), 對 강원전(0:0), 對 대전전(0:1)이 그랬죠)


한자리 순위 팀들은 쓸어버리고 2자리 순위 팀들에게는 승점 헌납하는 올해의 부산패턴이 설명되네요.ㅎㅎ
(대구빠는 감사 또 감사)

진짜 이걸 극복하는 순간 강팀이 되겠지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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