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고이전에 관한 끝장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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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ofw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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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시: 2010년1월10일(일) 22:47

연고이전에 관한 끝장토론

포스트 by elofwind »

연고이전에 관련된 토픽입니다.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연고이전과 승격거부 사태에 대한 토론장.
http://footballk.cafe24.com/xe/?_filter ... srl=136761

CLASSIC : GS의 연고이전사
http://footballk.cafe24.com/xe/?_filter ... _srl=92380
.. 진철이형... 우승 하나만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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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제일
미취학(U-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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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시: 2010년3월16일(화) 16:05

요새 북패충들 사이에서

포스트 by 다문제일 »

연고이전 옹호 논리의 주류는 '연고복귀'론인데, 그 자체는 2004년 당시 이전의 주체인 GS에서 이미 천명한 것이니 새로울 것도 없지만, 현 상황에서 특기할 만한 건 그런 개소리 지껄이는 종자들 중에 깜찍하게도 'K리그 올드팬'을 자처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거죠 후후. 쪽수에는 당할 재주가 없는 지라, 위키피디아의 각주에도 그런 식의 기술이 남겨져 있더군요.

말인즉, 자기는 동대문 시절 '연고의식'을 갖고 '서울팀'인 LG를 응원하던 사람인데 안양 이전은 연맹의 잘못된 서울 공동화 정책의 결과물이니만큼 서울로 돌아오는 것이 맞고, 만약 난지도가 패륜이면 안양도 패륜이다.... 2002년 이후부터 축구 보기 시작한 애들이 뭣도 모르고 까댄다... 뭐 그런 얘기죠. 개중에는 "청주" 한 마디로 발릴 때에 대비해서 LG의 최초 희망 연고지(!)가 서울이었다는 사실을 들고 나오는 또라이도 있구요. 연고이전 반대자들을 '그들만의 리그'에 5년이고 10년이고 지겹게 들러붙어 있는 오타쿠 정도로 비하하면서, 연고지 그딴 거 모르겠고 축구를 가볍게 즐기는 '일반팬'인 제놈들과 분리시켰던 자세에 비하면 참으로 놀라운 변신입니다 껄껄.

안양 시절 내내 아닥 하고 있다가 지금 와서 그런 소리 하면 먹힐 줄 알았나 본데, 딴 건 다 그렇다 치고 최소한 뻔히 보이는 반대 운동 주류의 정체에 대해서 개구라 치는 짓은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창단 이후 K리그/ACL 한 번도 우승 못한 주제에 포항이 키워놓은 유망주 빼내와서 거품 인기 좀 얻었다고 우리가 지들을 질투한다는, 그래서 패륜이니 뭐니 한다는 정신병자 같은 얘기도 좀 닥쳐줬으면 좋겠고요. 어지간하면 대충 리그 내에서 제일 싫은 팀 정도로 생각하면서 미운 정이라도 줄려고 하는데 저런 애새끼들 보면 아주 오만 정이 다 떨어져 나간다니까요.
dusska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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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시: 2010년1월12일(화)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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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이들은 뭔 죄입니까?

포스트 by dusskapark »



이러니 저리니 해도 입싹 씻고 지금 지들이 잘못 없다고 한 것 자체가 에러....04년에 올라오는 뒷처리도 아주 불쾌하고 깔끔하지 못했음..
elofwind
리저브(R-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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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시: 2010년1월10일(일) 22:47

.. GS도 GS지만 포괄적으로 논의가 되어야 할 내용인데요.

포스트 by elofwind »

.. GS와 SK야 뭐 어찌보면 깔끔하다고 쳐도.

.. 성남을 어떻게 대할 것인지.
.. 그리고 KNL의 실업팀들 연고이전은 어떻게 대할 것인지도 논의가 되어야 합니다.

.. 뭐 연고복귀론은 일고의 가치도 없으니 그냥 웃어줄 수밖에 없긴 하겠지만, 연고이전에 대한 논리가 현재로선 상당 부분 희석된 것도 사실이고, 싸월이나 과거 소풋 그리고 국축갤 등에서 논의되었던 내용들이 이미 과거의 것이라 죄다 묻혀버린 상태에서 새로이 정리되어야 하는 것도 꽤나 힘든 일이긴 합니다.

.. 여튼, 개인적으로 정리해 두신 내용들이 있다면 계속 논의를 진행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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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ofwind
리저브(R-리그)
포스트: 649
가입일시: 2010년1월10일(일) 22:47

.. 우선적으로 각 팀의 연고지 변경 사례부터 수집해야 될 것 같네요.

포스트 by elofwind »

.. 차근차근 밑작업부터 새로 해야 할 것 같습니다.

1. K-리그 구단들의 연고지 변경 사례(출범시부터 현재까지)
2. 96년 당시의 도시연고제 전환 및 수도권 공동화 이유 및 연고 변경 내용
3. K-리그 구단들의 96년 이후 연고지 변경 사례
3.1. 동대문->천안->성남
3.2. 동대문->안양->난지도
3.3. 동대문->부천(목동)->부천->서귀포
4. KNL 구단들의 연고지 변경 사례
5. K3 구단들의 연고지 변경 사례
6. 구단의 인수 혹은 통폐합에 따른 연고지 변경 사례

..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 어느 정도 연고지 변경 사례가 정해지면 그 이후에 연고이전 배척에 대한 기준을 세워야 겠죠.

. 예를 들면 성남의 경우는 인정한다던가 혹은 인정 못한다던가.
.. 또, 96년의 연맹 방침은 인정한다던가 혹은 인정 못한다던가.
.. KNL의 실업팀 연고이전은 인정한다던가 혹은 인정 못한다던가.

.. 이런 식으로 논의를 진행해야 할 것 같습니다.

.. 자료 갖고 계신 분이 포스팅 해주시면 매우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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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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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시: 2010년2월28일(일) 20:38

Re: 그냥 간단히...

포스트 by 고양 »

다른데에 써있는지는 모르겠지만요...

* 내셔널리그

고양KB : 김포(03년 전기리그) -> 고양(03년 후기리그 ~ )
안산할렐루야 : 익산(03년 전기리그, 후기불참) -> 김포(04년 ~ 06년) -> 안산(07년 ~ )
충주험멜 : 의정부(03년 ~ 05년) -> 이천(06년 ~ 07년) -> 노원(08년 ~ 09년) -> 충주(10년 ~ )
예산FC : 서산(03년 ~ 08년) -> 예산(09년 ~ )

* K3리그

삼척신우전자 : 화성(07년 ~ 08년) -> 삼척(09년 ~ )


KB국민은행의 경우에는 김포시와 연고계약을 따라 맺은적은 없는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마도 KB측에서는 김포시를 거의 임시 연고지로 사용했던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고양종합운동장 개장이 2003년 9월이였다보니...)

할렐루야는 익산에서는 종교적인 이유때문에 퇴출되었다는 얘기를 들은적이 있습니다만...

다만, 김포에서 안산으로 갈때는 다분히 의도적이었던것으로 판단됩니다.
안산시와 할렐루야 축구단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지요.

이번에 안산과 1년 연고계약을 연장했다는것 같은데, 개인적인 생각으로 할렐루야가 안산이라는 좋은 조건을 버릴것 같지는 않습니다.

험멜이야... 굳이 긴 얘기를 할 필요도 없고...
(단, 의정부에서 이천으로 갈때는 지자체랑 갈등이 있었다는거 같네요.)

예산의 경우에는 생존을 위해서 옮겨간 케이스지요.
서산에서는 밥먹고 살기도 어려운 형편이었으니...

그리고 신우전자는 본사 이동떄문이라는 얘기를 들은것 같은데...
방위산업체 팀이다보니 본사 옮겨가면 같이 따라갈수 밖에 없는게 현실...
dusskapark
서포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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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시: 2010년1월12일(화)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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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무슨 별명 같음...

포스트 by dusskapark »

북패, 패륜이라고 부르는 것을 무슨 별명인 것 처럼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는 것 같은....상황까지 왔습니다. 본인의 취향이나 다양성을 인정하기전에 근본적인 전통성을 따져야겠지만...1년도 안돼서 왕회장 사면하는 우리나라 사람들 성격상 그런것은 없는 것 같고...그냥 편갈라서 으르렁... 뭔가 안타깝네요.
칫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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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시: 2010년1월10일(일)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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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이제는 무슨 별명 같음...

포스트 by 칫통 »

dusskapark 님이 쓰셨습니다:북패, 패륜이라고 부르는 것을 무슨 별명인 것 처럼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는 것 같은....상황까지 왔습니다. 본인의 취향이나 다양성을 인정하기전에 근본적인 전통성을 따져야겠지만...1년도 안돼서 왕회장 사면하는 우리나라 사람들 성격상 그런것은 없는 것 같고...그냥 편갈라서 으르렁... 뭔가 안타깝네요.


북쪽의 패왕의 약자라고 하는 북패쒝을 보면..ㅎㅎㅎㅎ
뭐 그래봤자..걔들...북패,패륜이라고 부르는거 졸랭 싫어함..ㅎㅎㅎ

뭐 지금이라도 원칙을 세우고 계속해서 싸워야할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이젠 안되는 가벼..라면서 포기하는 것 자체가 더 아쉽다는 생각입니다. 여전히 상암구장의 한쪽은 비어있고 언제라고 연고이전을 노려볼 수 있는 구단주가 있는 현실에서는 말이죠.
칫통
레프리(중재)
포스트: 1702
가입일시: 2010년1월10일(일) 23:10
위치: Suwon

연고이전에 관한 토론 정리를 좀 해야 할 듯..

포스트 by 칫통 »

K-리그 부터 내셔널리그, K3리그까지 전체 연고이전을 정리하는게 무슨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중점적으로 정리할 것은 K-리그에 있어서 연고이전 문제이지..내셔널리그나 K3리그가 아닙니다.

내셔널리그에서 말하는 연고지는 우리가 생각하는 연고지와 관련이 없습니다.
3년짜리 계약하면 그 지역 연고지가 되는건가요? 연장 못하면??
내셔널리그의 연고지는 단지 운동장 사용권한을 가진 지자체와의 운동장 사용계약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지 않습니까?
연고이전되는 가장 큰 이유도..그것 때문이구요. 충주시에서 축구단 유치해서 험멜이 이전하고...
결국 내셔널리그의 연고는 지역에 있지 않고 기업에 있다는 거겠지요. 말그대로 그냥 실업팀..

K3도 마찬가지구요.
지역연고를 가진 팀도 있지만..대학연고(광주대,호남대,전주대), 기업연고(신우전자)가 섞여 있는 리그겠지요.

연고이전 논란의 핵심은..
연고를 지역에 둘 것인가 기업에 둘 것이냐? 혹은 주식지분을 가진사람에 둘 것인가에 입니다.
내셔널리그는 말그대로 기업 혹은 구단주 회사에 연고를 둔 실업리그일 뿐이니..

결국 지역연고를 표방하는 K-리그에서의 논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말은 지역연고라고 하면서 기업연고 혹은 기업의 이익에 따라 지역을 마구 옮기는 것..
이부분이 핵심이겠지요.
elofwind
리저브(R-리그)
포스트: 649
가입일시: 2010년1월10일(일) 22:47

.. 내셔널리그도 지역연고는 표방하고 있습니다.

포스트 by elofwind »

http://www.n-league.net/national/national.html

.. 물론 현실적으로는 기업연고인 실업팀인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는 K-리그라고 별 차이 없는 게 현실이잖아요? 단지 '명분'이라 한다면 KNL도 K-리그랑 별 차이가 없다는 뜻이죠.

.. K-3리그는 아예 풀뿌리 자생리그이니 더 이상 말할 것도 없죠. 단지 '명분'이라면요.
.. 진철이형... 우승 하나만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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칫통
레프리(중재)
포스트: 1702
가입일시: 2010년1월10일(일)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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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논쟁을 하자고.ㅋㅋㅋㅋ

포스트 by 칫통 »

elofwind 님이 쓰셨습니다:http://www.n-league.net/national/national.html

.. 물론 현실적으로는 기업연고인 실업팀인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는 K-리그라고 별 차이 없는 게 현실이잖아요? 단지 '명분'이라 한다면 KNL도 K-리그랑 별 차이가 없다는 뜻이죠.

.. K-3리그는 아예 풀뿌리 자생리그이니 더 이상 말할 것도 없죠. 단지 '명분'이라면요.


케이리그든 내셔널리그든 그들이 얘기하는 것을 보면 지역연고가 맞지...
근데 그걸 100% 믿을 수는 없고...
그래서 그 기준을 우리가 논의해야 하는 거지..

단지 하위리그까지 신경쓰긴 귀찮으니까도 아니고..

내가 생각하는 기준은 하나..

지역 연고팀이라는 구단의 선언이 있었느냐?
지역민들의 재정적 도움을 받았는가?(입장권의 유료화)


이것 2가지.

그런면에서 내셔널리그팀중에서 이부분에 걸릴 팀은 안산 할렐루야 뿐이라고 생각함..
(비록 2000원짜리 입장권에 공짜표도 많았지만..이게 중요함...)
elofwind
리저브(R-리그)
포스트: 649
가입일시: 2010년1월10일(일) 22:47

Re: 이런 논쟁을 하자고.ㅋㅋㅋㅋ

포스트 by elofwind »

칫통 님이 쓰셨습니다:지역 연고팀이라는 구단의 선언이 있었느냐?
지역민들의 재정적 도움을 받았는가?(입장권의 유료화)


.. 저도 이 부분을 지목하고 싶거든요.

.. 팀 자체에서 '지역팀'으로 '선언'한 적이 있는가
.. 그리고 실제로 그것을 기반으로 팀이 움직였는가.

.. 안양LG 시절엔 확실하게 '안양 시민 여러분들의 팀입니다' 드립이 있었던 걸로 알고 있고... SK는 제가 잘 모르겠습니다.
.. 그런 것 자료들도 어느정도 확보할 필요성이 있을 것 같아요.

.. 내셔널은 잘 모르겠네요. 내셔널 쪽은 확실하게 정리된게 필요할 텐데.....

.. 팀 자체적으로 그런 선언이든 프로파간다든 내세운 적이 없다면 사실상 무의미한 것은 사실 아닐까요.


.. 흠. 근데 저 기준에 대해서도 다른 의견이 있으신 분들이 계실 것 같긴 하네요.
.. 진철이형... 우승 하나만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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칫통
레프리(중재)
포스트: 1702
가입일시: 2010년1월10일(일) 23:10
위치: Suwon

SK는 ....

포스트 by 칫통 »

강성길의 부천은 영원합니다. 드립이 있음..ㅎㅎㅎㅎ..

딴건 모르겠고 내셔널리그과 유료화 문제로..안산 할렐루야 외에는 해당사항 없음이고..
K3는 부천, 서유..또 유료화 하는 곳 어디있지??
고양
미취학(U-6)
포스트: 28
가입일시: 2010년2월28일(일) 20:38

Re: 내셔널리그의 유료화에 문제에 대해서는...

포스트 by 고양 »

사실 구단의 문제라기보다는 지자체에서 반대한다는 점이 문제이기는 합니다.
단지 실업구단이기 때문에 안하는게 아니라 지자체에서 못하게 하니 할수가 없는 것이지요.

예전에 2008년에 고양KB에서는 유료화를 추진한적이 있었습니다.
대충 가격을 성인기준 5000원선으로 잡았지요.

하지만. 고양시에서 막았습니다. 시민들의 여가활용의 장이되어야 한다는게 지자체의 입장이지요.
기업구단이 유료화하겠다는것도 막는마당에 시청팀들은 아예 볼것도 없죠.
(다만 부분적 유료화를 하기는 하는데, FA컵에서는 축구협회에서 강제사항이다 보니 그때는 돈을 받기는 합니다.)

그리고 지역팀 드립은 내셔널리그 가이드북하고 홈페이지에서 봤던 기억이 있기는 합니다만 기억이 안나기는 하네요.
(홈페이지에서는 이번에 개편되면서 팀소개 부분에서 빼놨더군요.)
집에가서 가이드북(어차피 2006년판까지 밖에는 없지만...)에서 확인해 보도록 하지요.
칫통
레프리(중재)
포스트: 1702
가입일시: 2010년1월10일(일) 23:10
위치: Suwon

강성길이 아니라 정순기

포스트 by 칫통 »

하긴 강성길이 매각드립을 쳤으니 후임이 그랬겠지요..

2005년 8월호 베스트일레븐 91쪽에 있는 내용 일부
"사실 제가 가장 역점을 두는 사업은 축구단과 지역사회의 관계를 아주 밀접하게 만드는 일입니다. 그냥 밀접한 정도가 아니라 매우 친밀한 수준으로요. 부천 시민들이 우리 팀에 강한 애정을 느끼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은 채 저절로 연고의식이 생기길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 아니겠습니까. 문제는 효과적인 방법론인데... 그래서 요즘 고민이 많습니다."

"부천 시민들의 뜨거운 축구사랑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일입니다. 성적과 상관없이 꾸준하게 경기장을 찾아와 열렬한 응원을 아끼지 않을 만큼 의리 넘치는 팬들이기도 하지요. 그렇게 충성도 높은 분들을 결국은 우리 손으로 내쫓은 셈이에요."

2003년 '팀 매각 선언'에 대해 설명
"믿음이 컸던 만큼 팬들이 받은 상처는 깊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등 돌릴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때문에 작금의 현실을 겸허히 받아들입니다. 얽히고 꼬인 실타래를 푸는 일에 매진하려는 이유 또한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쉽지는 않으리라 예상하고 실제 쉽지 않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포기하는 일은 없습니다. 고통과 희생을 감내하고서라도 꼭 해결할 각오입니다."

부천을 매각하지 않을 것이냐는 질문에 대한 답
"당연합니다. 부천은 영원합니다. 저희가 하는 일, 또 해야 할 일이 부천을 지키는 일입니다."
elofwind
리저브(R-리그)
포스트: 649
가입일시: 2010년1월10일(일) 22:47

.. 지역연고 팀과 기업연고 팀의 구분이 좀 필요할 듯.

포스트 by elofwind »

.. 단지 K-리그만의 문제가 아니라, KNL과 K-3까지 포함해서, 아니 전체적인 흐름에서 클럽팀의 정체성을 어느정도 구분지어야 할 필요는 있어 보입니다.

.. 사실 기업연고 팀이 연맹의 규정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앞에 지역명을 붙인다고 해봐야 그 팀의 정체성이 지역팀이 되는 건 아니니까요. 팀의 정체성을 지역팀으로 잡고, 실체적인 행동이 있고, 그에 따른 피드백(유료관중 정도의)이 있어야 그 팀이 지역연고팀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비록 포항 스틸러스가 포스코를 대주주로 한, 실제적인 포스코의 팀이라 할지라도 포항 스틸러스가 포항을 떠난다는 건 상상하기 힘들지 않습니까. (경북 스틸러스로 연고 확대하려다가 기획이 박살난 일례도 있고)

.. 반면, 철저하게 기업연고인 팀들, 예를 들어 KNL에 넘쳐나는 그런 팀들이거나, 혹은 지역연고 드립을 쳐 봤지만 실제적으로는 연고이전이라는 행위를 저지른 GS나 SK 같은 팀들을 뭉뜽그려 지역연고팀의 범주에 넣기는 좀 어렵지 않나 싶습니다. 사실상, 우리가 패륜이라고 욕하는 이면에는 지역연고팀인 것 처럼 하면서 기업연고 본색을 드러냈다는 점이 크지 않습니까. 그리고, 해당 팀 팬들이 아닌, 다른 팀들의 팬조차 그들을 욕하는 것은 그렇게 지역연고의 탈을 쓴 기업연고 팀이 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제일 크지 않을까요? 실례로 잠패라 불리는 울산이나 실패로 불리는 부산이 팬들에게서 지역 대표성을 못 얻는 이유야 자명하니까요.

.. 그리고, 그런 기업연고팀에게 굳이 지역명을 붙여줄 필요성을 못느끼기 때문에 풋케에서는 지역명 대신에 기업연고 팀에게는 기업명을 써야한다고 생각하구요. 뭐 패륜행위가 있었다면 당연히 패륜 타이틀도 붙여줘야 하구요.
.. 진철이형... 우승 하나만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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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제일
미취학(U-6)
포스트: 15
가입일시: 2010년3월16일(화) 16:05

안양 창단 기념 칼럼 <1> 비극의 시작, 이른바 '서울 공동화 정책'의 발단에 대한 재검토

포스트 by 다문제일 »

안양 프로축구의 귀환을 환영합니다. 저는 낙관론자는 못 되는 사람이라서 일단 험로를 예상하고 있지만 마냥 장밋빛이 아니라고 하여 단지 조롱과 비웃음거리로만 삼는 태도는 경멸합니다. 따지고 보면 K리그 역사 자체도 졸속으로 시작되어 온갖 흙먼지를 피우고 스스로 구덩이를 파며 갈지자로 휘청거리며 걷다가 여기까지 이른 것이 아니겠습니까.

이제, 그렇게 수많은 시행착오로 얼룩졌던 한국 축구사에 한 매듭이 지어지는 느낌이고, 일련의 사태에 직접적으로 연관된 민감한 주제들도 한결 편한 마음으로 가볍게 다룰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입니다. 한편으로는 이 전환점을 맞아 지난 시기를 찬찬히 살펴보고 싶은 축덕으로서의 욕구가 솟아나기도 하고요.

그러려면 모든 일의 시초가 되는 1996(~1999?)년의 이른바 '서울 공동화 정책'을 면밀하게 살펴보는 과정이 필수일 텐데, 미리 말씀드리지만 그러한 과정 끝에 내린 결론으로 연고이전 문제에 관한 어떤 의견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의도는 없습니다. 그런 식의 분쟁은 과거지사가 됐다고 여기고 있고, 어차피 이미 각자가 취하고 있는 태도는 특정 결론에 따라 달라질 부분이 아닐 것이며 이는 저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게다가 어쩌면 이 문제에 관해 우리는 이미 어느 정도 합의된 결론을 갖고 있다고 봐도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인터넷 여기저기를 둘러보면 LG 축구단의 안양→서울 연고이전을 둘러싼 축구팬 사회의 첨예한 대립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은 이해의 교집합이 꽤나 넓게 형성된 것으로 느껴집니다. 한 마디로 "잘못됐다"는 것. 계기를 보나 과정을 보나 결과를 보나 말이죠.

제가 아는 한 웹에서 이 문제에 대한 가장 상세하게 다루고 있는 문서인 위키피디아 한국판의 '서울 연고 공동화 정책' 기사(이하 위키 문서)를 읽어보면, 연맹의 판단 착오(J리그의 도쿄 공동화 모방) 또는 재벌 간의 협잡(서울 연고를 원하던 삼성 참여 유도) 또는 당시 정부의 강압(청와대 지시)에 인해 촉발되었으며, 경기장 문제 등 졸속시행으로 인한 온갖 촌극을 벌인 끝에 1999년 서울 구단 창단 결정으로 '철폐'될 수밖에 없었던, 게다가 서울 방출(?) 후 최초 연고지를 유지하는 구단이 한 개도 없는 등 어떠한 소득을 거두지도 못했던, 그야말로 삽질의 파노라마를 묘사하고 있습니다.

다른 위키 기반의 웹사이트, 예컨대 엔하위키 같은 곳의 '서울 연고 공동화 정책' 문서는 입은 옷만 다를 뿐 몸뚱이는 그대로라고 해도 무방하며 심지어 연고이전을 반대한다는 풋케위키해당 문서 도 좀 지난 버전의 위키 문서를 전재하다시피 하고 있습니다.

위키 문서가 이 문제에 대해, 적어도 네티즌-축구팬 사이에서는 상당한 권위를 갖고 있다고 할 수 있을 텐데, 그렇다고 그만한 완성도를 지니고 있느냐 하면 전혀 아닙니다. 조금만 들여다봐도 송송 뚫린 구멍이 수도 없이 많습니다.

일단 위키 문서에서 '서울 공동화 정책'의 원인으로 상호 모순되는 세 가지를 들고 있다는 것부터 걸립니다.

위키 문서는 '발단' 항목에서 J리그의 성공에 자극받은 연맹이 '도쿄 공동화 정책'을 모방해 '서울 공동화 정책'을 시행했다는 요지를 근거 자료도 거의 제시하지 않으면서 A4용지 한 장이 넘어가도록 장황하게 서술하고 있는데, 바로 아래 '삼성그룹과 현대그룹의 알력설'이란 제목을 단 항목에서는 당초 서울을 원하던 삼성그룹의 리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서울 연고를 공동화시켰다는 사뭇 다른 내용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그 다음 '시행' 항목에서는 당시 김영삼 정부가 추진하던 지방분권화의 일환으로 서울 소재 구단의 지방 분산이 이뤄졌다고 주장합니다.

이쯤 되면 이런 이모티콘이 나올 만하지 않습니까.

-_-ㅋ
(도대체 뭐가 진짜 원인이라는 건지...)

잘나가던 J리그의 도쿄 공동화를 모방했다? 서울 연고를 원하던 삼성의 K리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함이었다? 지방분권화를 추진하던 청와대 지시 때문이다? 세 가지가 꼭 양립 불가능한 것은 아니더라도 어느 하나를 강조하게 되면 나머지 것들은 부차적인 것이 될 수밖에 없음은 상식이겠죠.

만약, 위키 문서 전체를 통틀어서 가장 많은 각주를 달면서 “...었다는 설이 있다”는 유보적 표현도 없이, 엄연한 축구계 ‘외부’인 청와대™의 의지에서 비롯된 서울 소재 구단들에 대한 ‘강압’적인 연고 이전과 그에 따른 해당 구단들의 완강한 ‘저항’을 자신만만하게 써내려가고 있는 ‘시행’ 항목의 원인 설명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어쨌든 축구계 ‘내부’에서 나온 발상이었다는 ‘J리그의 도쿄 공동화 모방설’이나 (서울 연고를 원하던) ‘삼성 참여 유도설’은 조금이라도 설자리가 줄기 마련입니다.

반대로 J리그 모방설이나 삼성 참여 유도설을 믿을 만한 것으로 받아들인다면 청와대 지시와 같은 것은 설령 실재했다고 하더라도 어디까지나 마지막 도화선 정도 구실을 한 것에 불과하고 근본적인 원인이 되긴 힘들지 않겠습니까.

사실 이렇게 여러 사람이 한 논을 갈라 각각 다른 곳에서 끌어들인 물을 대는 양상은 비단 저 문서가 아니더라도 위키피디아 류의 집단 연구 문서가 항상 안고 있는 문제점이긴 합니다만, 아무튼 “남이 시켜서 했다”고 한다면 “스스로 알아서 했다”고 하긴 힘들다, 그 반대도 성립한다, 이 정도는 진영에 따라서 받아들이고 말고 할 부분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적당히 종합해 보자고 하기엔 두 가지 설의 근거가 워낙 빈약합니다. J리그 모방설을 설명하는 ‘발단’ 항목에서 근거 자료의 출처를 밝힌 각주는 단 한 개인데 그나마도 베르디 가와사키의 창단 과정에 대한 것으로 전체적인 논점과는 별 관계가 없는 글입니다.

삼성 참여 유도설을 다루는 ‘삼성그룹과 현대그룹의 알력설‘ 항목에는 덕지덕지 여러 개의 각주가 붙어있습니다만 역시 클릭해서 확인해 보면 “삼성그룹이 서울 연고로 프로축구단을 창단하려고 하자 당시 협회와 연맹을 장악하고 있던 현대그룹이 위협을 느끼고 이를 무산시켰으나, 월드컵 유치를 위해 삼성의 리그 참여를 유도할 필요성이 제기되어 서울 공동화를 단행했다”는 핵심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은 전무하며, 월드컵 유치전과 삼성의 K리그 참가 과정을 보도한 신문기사들일 뿐입니다.

위키 문서에는 근거가 제시되지 않았어도 잘 뒤져보면 어딘가에 있지 않을까... 글쎄요, 이런 것도 찾아내는 실력이라면 벌써 찾아내지 않을까 싶습니다.


일화·유공·LG 내년에 서울연고 없어

서울을 연고로 하고 있는 일화·유공·LG가 내년시즌부터 서울을 연고로 할수 없게 된다. 11월초 청와대가 프로연맹을 통해 이들 3개구단에 대해 서울연고지 이전지침을 내렸다.
http://ikfhs.tistory.com/entry/서울연고공동화정책



바로 이것이 위키 문서에 있는 3종의 원인 설명에 대한 사실상 유일한 문헌적 근거입니다. 한창 ‘서울 공동화 정책’이 진행되고 있는 중에 나온 기사라는 것은 신뢰성을 어느 정도 보장하고 있습니다. 그럼 다른 건 몰라도 청와대 지시설은 일리가 있는 걸까요.

덥석 물기엔 일단 분량이 너무 짧아 구체성이 부족하다든지, (한참 나중인 2003년 오마이뉴스에 게재된 기사를 가장한 에세이 같은 것을 빼놓는다면) 이른바 교차검증이 되지 않는 자료라든지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만, 일단 저 기사를 전적으로 받아들인다고 하더라도 ‘서울 공동화 정책’이 당사자인 연맹이나 구단들의 의지와는 완전히 상반된 오로지 외부의 강압에 의한 것이었음을 증명하지 않는다는 상식만 짚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작용(강압)이 있으면 반작용(저항)도 있는 법. 역설적으로 반작용의 존재는 작용이 존재했다는 사실의 방증이기도 합니다. 위키 문서에서 내세우는 ‘저항’의 근거는 어떤 것일까요.


그리하여 3개 서울 연고 구단들은 12월까지 서울 연고지를 고수하기 위해 연맹에 저항하였으나[18]



각주 18번의 문을 두드려 봅시다.


↑ “일화, LG, 유공 서울 포기 못해”, 《한겨레신문》, 1995년 12월 13일 작성.



길지만 전문을 인용해 보겠습니다.


프로축구계의 '뜨거운 감자', 지역연고제의 정착은 끝내 스스로 풀 수 없는가.

서울을 공동연고로 하는 유공, 일화, LG 세 팀이 프로축구연맹의 '탈서울 요구' 결의에도 불구하고 서울연고 고수방침을 포기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지역연고 정착을 위한 조처가 첫걸음조차 제대로 떼지 못한 채 무산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연맹은 지난 2월 이사회에서 지역연고제 정착을 위한 고육지책으로 '전용구장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서울연고팀은 내년 시즌부터 무조건 서울을 비워야 한다'고 결의했으나, 서울 연고팀들의 탈서울 거부 움직임으로 성사 여부가 불투명해진 것이다.

유공은 다음 시즌부터 목동운동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할 방침을 세우고 서울 잔류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으며, 일화쪽은 내년에도 동대문을 홈구장으로 계속 사용할 계획으로 연고지 이전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도 "두 팀이 서울을 떠나지 않는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마당에 우리만 떠날 수 없다"며 서울 연고를 고수할 뜻을 숨기지 않고 있다. 연맹은 이에 따라 지난 7일 서울연고 구단들이 연말까지 서울을 떠나지 않을 경우 내년 시즌 프로리그에 참여시키지 않는다는 내부방침을 세우고 각 구단에 서울이전 계획서 제출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그러나 연맹의 이런 내부방침은 최악의 경우 프로축구 자체의 공멸로 이어질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불투명하다.

구단들의 탈서울 기피현상은 우선 관중동원 등에서 가장 풍부한 시장성을 갖추고 있는 서울을 놓치기 싫다는 인식에서 비롯한다. 그러나 더 근본적으로는 구단운영을 모기업의 홍보 차원에서만 바라보는 일부 구단관계자들의 근시안적 사고방식이 현재와 같은 기형적인 지역연고제의 주범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프로축구의 활성화를 통해 전체 판의 규모를 먼저 키운다는 장기적인 안목보다는 눈앞에 펼쳐져 있는 당장의 손익에만 집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축구 관계자들은 프로축구가 지역연고에 확실히 기반할 때만 관중을 운동장으로 불러 모으고 국민적 호응을 되찾을 수 있다며 관계 구단의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연맹의 한 관계자는 "서울 3개 팀이 현상황에서는 사실상 지역연고가 없는 무연고팀이나 마찬가지"라며 "이런 태도는 포철팀이 포항으로 팀명칭을 변경하며 독립법인화해 연고지에 뿌리를 내리고, 전남·전북팀이 본격 활동하는 등 이제 겨우 걸음마를 시작한 지역연고제의 정착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겨레 1995.11.09
http://newslibrary.naver.com/viewer/ind ... Type=00010



제 눈에는 “서울 3개 팀이 현상황에서는 사실상 지역연고가 없는 무연고팀이나 마찬가지"라는 연맹 관계자의 발언이 크게 들어오지만, 이 글의 주제는 90년대 전반의 동대문 3구단, 유공 LG 일화가 과연 ‘진정한 서울 구단’이었는가를 따지는 것이 아니므로 이에 대해 길게 말씀드리진 않겠습니다.

전용구장을 확보(건설 계획이라고 봐야겠죠)할 경우 서울 잔류를 보장했는데 하나도 아니고 셋씩이나 되는 구단이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는 것 역시 의미심장한 대목이지만 역시 긴 말 않겠습니다.

헌데 해당 구단들이 ‘탈서울 거부 움직임’이란 게, 구체적인 내용을 들여다보면 기껏해야 연맹이 기한으로 정한 ’96시즌에도 여전히 서울의 목동과 동대문운동장을 홈으로 사용할 의사를 내비추었다는 것에 불과함은 그냥 넘기기 어렵군요. 위키 문서에서 “마지막까지” “강력하게 저항했”다고 하는 LG 구단의 태도는 더욱 한심해서 다른 구단 눈치 보느라 미루고 있다는 게 고작인데, 과연 이 정도 반응을 ’동대문 3구단의 지방 분산‘이라는 기본 방침에 대한 전면적 거부로 볼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연맹이 내년까지 하라고 했는데 따를 뜻이 없다는 태도를 보였으면 그게 전면적 거부지 무슨 말장난이냐고 할지 모르겠는데, 꼭 연맹이 정한 타임라인에 맞춰 후다닥 일을 처리해야만 기본 방침에 동의한다고 볼 수 있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그동안 그렇게 개념 없이 놀던 구단들이 시간 약속 정확히 지켜 해당 지역 들어가서, 프로 경기에 손색없는 경기장 바로 확보하고 유랑 경기 같은 거 싹 없애버리고 했다면 당시 한국 축구 현실에서 훨씬 더 불가사의한 일 아니겠습니까.

이렇게 큰일을 진행하는 데는 언제나 과도기가 필요한 것이고 그 기간이 꼭 (연맹 이사회가 결의한 시점인) 1995년 2월 이후 ‘1년 내’라는 법은 없는 겁니다. 여러 가지 사정에 따라 1년보다 훨씬 더 길어진다고 해도 그것을 반드시 방침 자체에 대한 거부라고 보는 것은 비약입니다. 사정이라니, 그런 게 어디 있냐고요?


또한 안양종합경기장은 1년간 경기장 개보수를 했으며 부천은 아예 프로축구를 할 수 있는 경기장이 없어서 1996년도부터 2000년까지 서울 목동 주경기장에서 홈경기를 개최하게 되었다. 그리고 천안 역시 야간 경기가 가능한 조명탑이 없는 종합경기장이어서 일몰 상황 발생한 뒤에 제비뽑기로 승부를 가리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발생했다.



위키 문서 스스로 밝히고 있네요. 경기장 문제 때문에 새로 정한(관점에 따라서는 ‘확립한’) 연고지에 대해 즉각적인 진입이 불가능했다고. 이런 사정을 잘 알고 있으면서 ‘동대문 3구단이 95년 시점에서 다음 해인 96년에도 서울 소재 경기장들을 사용할 계획을 밝힌 것’ 정도 가지고 ‘반대’ ‘저항’으로만 해석하는 건 좀 웃기는 일 아닙니까.

물론 위 기사가 ‘전면적 거부’에 대한 증거로서는 부족한 것처럼, ‘전면적 찬성’에 대한 증거가 될 수 없음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95년 2월의 연맹 이사회 결의 직전에 해당 구단들이 나타낸 움직임을 추적하는 편이 훨씬 낫겠죠. 상식적으로 구단들이 나중에 연맹에 정한 방침과 유사한 행동을 이미 그때 보였다면 ‘공동화’가 단지 강압에 의한 것이었다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일 테니까요. 그런데 위키 문서에 대해서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소홀히 다루고 있어,


1994년 4월 대한축구협회에서 서울 동대문 운동장을 공동 연고지로 하는 일화 천마, LG 치타스, 유공 코끼리의 서울 연고권의 분산을 추진중이었지만[16]



라고 한 것이 전부입니다. 이미 말씀드린 것처럼 별 근거 없는 모방설/유도설을 장황하게 늘어놓는가 하면, 그 앞에서는 직접적인 관련도 없는 80년대 유공 럭키금성의 유랑에 대해 ‘출처 필요’라는 딱지까지 맞아가며 많은 분량을 할애해 서술하고 있으면서 말이죠.

일단 16번 각주에 연결된 근거 자료는 ‘스포츠에 “地自制” 바람’이란 표제의 <경향신문> 1994년 4월 15일자 기사로 당시 이상룡 수원시장이 LG 구단 측에 수원으로 연고이전을 제안했다는 사실을 전하고 있습니다. 위키 문서의 해당 본문은 “이 관계자는 축구협회가 서울을 연고로한 LG·유공·일화등 3개구단의 연고권 분산을 추진하고있는 상황에서...”라고 한 기사 말미의 구절을 직접 인용하다시피 한 것입니다.

아마 지자제라는 용어가 떡하니 들어있는 표제로써 김영삼 정부의 지시사항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 해당 구단들의 자발적 의지 같은 것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건 뭡니까?


구단 관계자들은 최근 정부와 국민의 축구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자 지금이야 말로 프로축구의 가장 기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라는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정부가 축구와 태권도를 특별관리 종목으로 선정,가능한 최대한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자세여서 구단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지역연고 설정과 전용구장 확보 등에 정부의 힘을 빌리기로 한 것.

구단 사무국장 선에서 논의되기 시작한 연고지 설정문제는 최근 단장회의에서도 빈번히 거론되고 있어 조만간 마스터 플랜이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프로구단의 연고지 설정방법에 따르면 도시 단위로 연고를 형성하고 있는 현대와 포철은 우선적으로 울산-경남,포항-경북으로 묶어주고 기업의 지역연고에 따라 대우를 부산-제주로,유공은 인천-경기로 할당하며 LG와 일화를 서울의 강남이나 강북으로 지정한다는 것.

이같은 방안에 대해 LG와 일화도 다른 연고지를 찾고 서울은 연고팀 없이 비워 두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아직 팀간에 완전한 합의를 이룬 것은 아니나 연고지 미확립으로 프로야구에 설움을 당해 온 각 구단 관계자들은 연고지 할당에는 원칙적으로 합의하고 있다.

(강조는 인용자) 연합뉴스 1993-12-01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 ... 0003723566



동대문 3구단의 지방 분산 논의가 최소한 1993년 12월로 상향 조정될 수밖에 없어 1994년 4월이라고 한 위키 문서의 부실함이 드러나기도 하지만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겠죠. 이 글을 읽는 누구라도, 구단 관계자들 사이에서 자발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다고 볼 수밖에 없는 ‘서울 공동화’를 포함한 연고지 ‘설정‘ 또는 ’할당‘이 오로지 정부 또는 협회(산하 연맹)의 강압에 의한 것이라고 하는 게 과연 맞는 얘기인가, 하는 반문이 위의 자료를 완독한 다음의 정상적인 반응일 겁니다.

그쪽 친구들 옛날 신문 열심히 뒤져서 리그 가입 전 LG가 서울 연고를 희망했다는 사실 따위는 잘도 찾아내면서 이런 건 왜 그렇게 눈에 띄지 않았던 건지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네이버 검색창에 LG+축구+연고지 때려 넣고 뉴스 클릭해서 오래된 순으로 정렬시키면 첫 페이지에 나오는 기사인데 말이죠.

이제 제가 왜 청와대 지시설의 강력한 근거로 제시되는 <월간 축구>의 단신 기사에 연연하지 않았는지 이유를 아셨을 겁니다. ‘지시’는 생략된 거라고요? 예, 우리 집에 금송아지 있습니다. ^^b

물론 구단 간에 완전한 합의를 이룬 것은 아니라는 구절 같은 것은 따로 점검할 필요가 있는 것도 사실일 겁니다. 그럼 동대문 3구단은 어떤 과정을 거쳐 각자 연고지를 확정하게 됐을까... 요?

에 대해선 다음 이 시간에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칫통
레프리(중재)
포스트: 1702
가입일시: 2010년1월10일(일) 23:10
위치: Suwon

'수도 공동화 정책'의 허구...

포스트 by 칫통 »

우선 다문제일님 안양 창단 축하드립니다. 10년전 빛 갚으러 가겠습니다. ㅎㅎㅎ
5대 0 참패도 돌려드려야 하고.. 제가 농담처럼 노래 불렀던 "범계불바다"도 -_-;;

[[서울 연고 공동화 정책]] 문서는 현재 떠돌고 있는 내용이 부실하다 못해 곡해 되어 있는 상황이라 제대로 정리하려고 했으나 시간과 게으름으로 외면했더니 위백에서 퍼온 내용이 실려 있어서 문제가 많은 상황이구요. 빨리 정리해야 하는데..어쩌지.... 걱정하면서 그냥 내버려둔 상황이랄 수 있습니다. ㅠ.ㅠ
빨리 문서를 제대로 갱신해야 할 듯 하네요.

우선 저는 96년 일어났던 서울 연고 공동화 정책이라고 불리우는 일련의 서울연고구단의 이전 자체가 2004년, 2006년 연고이전의 직접적 원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2004년 2006년의 연고이전의 원인은 과거 부터 있어온 최대 시장인 서울시장에 대한 구단의 탐욕이 원인이고 그것이 폭발하게 된 요인은 월드컵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지금 일본의 수도 공동화 정책의 영향을 받아 서울 연고 공동화 정책이 시행하게 되었다고 하는 말도 안되는 이야기는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애당초 일본에서 수도공동화 정책이라는게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 부터가 에러지요.
다문제일
미취학(U-6)
포스트: 15
가입일시: 2010년3월16일(화) 16:05

Re: '수도 공동화 정책'의 허구...

포스트 by 다문제일 »

칫통 님이 쓰셨습니다:우선 다문제일님 안양 창단 축하드립니다. 10년전 빛 갚으러 가겠습니다. ㅎㅎㅎ
5대 0 참패도 돌려드려야 하고.. 제가 농담처럼 노래 불렀던 "범계불바다"도 -_-;;

[[서울 연고 공동화 정책]] 문서는 현재 떠돌고 있는 내용이 부실하다 못해 곡해 되어 있는 상황이라 제대로 정리하려고 했으나 시간과 게으름으로 외면했더니 위백에서 퍼온 내용이 실려 있어서 문제가 많은 상황이구요. 빨리 정리해야 하는데..어쩌지.... 걱정하면서 그냥 내버려둔 상황이랄 수 있습니다. ㅠ.ㅠ
빨리 문서를 제대로 갱신해야 할 듯 하네요.

우선 저는 96년 일어났던 서울 연고 공동화 정책이라고 불리우는 일련의 서울연고구단의 이전 자체가 2004년, 2006년 연고이전의 직접적 원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2004년 2006년의 연고이전의 원인은 과거 부터 있어온 최대 시장인 서울시장에 대한 구단의 탐욕이 원인이고 그것이 폭발하게 된 요인은 월드컵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지금 일본의 수도 공동화 정책의 영향을 받아 서울 연고 공동화 정책이 시행하게 되었다고 하는 말도 안되는 이야기는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애당초 일본에서 수도공동화 정책이라는게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 부터가 에러지요.


저도 칫통님과 마찬가지로 '서울 공동화 정책'은 처음부터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당시 협회 차원에서 추진했던 '정책'은 어디까지나 '도시 단위 연고지'를 확립한다는 거였고 굳이 서울을 비우겠다는 정책 목표가 수립되었다는 뚜렷한 증거는 보이지 않습니다. 정책의 추진 과정에서 "서울을 비워야 한다"는 말이 나왔어도 그건 어디까지나 연고지 확립을 위함이었지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니었습니다. 유공 LG 일화 같으면 그 '도시 단위'란 서울이어도 괜찮고 아니어도 괜찮았는데 최종적인 선택이 서울 외 수도권 도시였을 뿐입니다. 물론 상호합의 하에 말이죠.

그러니 연맹에서 2002 월드컵을 전후해서 서울 구단 창설을 추진했음을 들어 '서울 공동화 정책'이 '철폐'되었다고 하는 건 뻘소리일 수밖에요. 수립된 적이 있어야 철폐가 되든지 말든지 하죠. LG 축구단의 '서울 복귀'를 연맹에서 손놓고 보고만 있었다는 사실은 역설적으로 '공동화'가 허구라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안양 창단 기념 칼럼 <2> '억압'과 '저항'의 역사

일단 전회에 인용한 <연합뉴스> 1993년 12월 1일자 기사에서는 유공=인천/경기 LG=강북 일화=강남이 드러나는데 LG 일화의 서울 외 수도권 연고지 후보군은 아직 드러나지 않은 상태입니다.


또 어정쩡하게 돼 있는 프로축구팀들의 지역연고도 하반기까지는 재조정해 정상화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서울을 공동 연고지로 하고 있는 LG, 일화, 유공 등 3팀에 대해 수원, 성남, 인천 등으로 연고를 갖게 하거나 또는 강남과 강북 등으로 나누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축구협회는 프로구단들의 전용축구장 건립을 위해서 문체부와 합리적 방안을 모색중이다. 전용축구장을 만들려면 적어도 2만여평의 땅이 필요하나 현행법상 제약조건이 많은데 문체부쪽에서 "건축법 등을 개정해서라도 최대한 도와주겠다"는 언질을 줌에 따라 프로구단들과 이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 대우, 일화를 빼고는 대부분의 프로구단들이 이런 지원 약속에도 불구하고 전용축구장 건립에 의욕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축구협회 관계자는 말한다.

축구협회는 이와 함께 동대문운동장을 전용축구장으로 만드는 게 효과적이라는 뜻을 굳히고 이미 정부쪽에 이런 의사를 표명해놓고 있는데 그 귀추가 주목된다.

(강조는 인용자, 이하 동일함) 한겨레 1994.07.15
http://newslibrary.naver.com/viewer/ind ... Type=00010


서울 지역의 남북 분할 방안이 여전히 제시되고 있는 가운데 수원 성남 인천이라는 수도권 도시들의 이름이 거론되기 시작합니다. 여러 자료들을 보건대 나열 순서와 같은 LG=수원 일화=성남 유공=인천으로 연결되는 것이 확실합니다. 지역연고제 정상화 말고 다른 목표나 축구계 외부의 의지 같은 것은 안 보이는군요. 한편 유공 LG가 축구 전용경기장 건립에 소극적이었다든가 동대문운동장을 전용경기장으로 개조하려 했다든가 하는 건 본 주제와 무관하지 않은 대목임이 분명합니다.

이때까지는 본 문제를 논의하는 상위 기관이 대한축구협회로 나타나는데, 참고로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994년 7월 30일에 창설되었고 당시 대의원 10명 중에 7명이 당연직으로 선출된 각 구단 단장들이었습니다.


(서울=연합) 프로축구 포항제철 아톰즈가 별도 법인으로 독립한다.

포항제철(POSCO)은 25일 지난 73년 창단이후 그룹차원에서 운영돼온 축구팀을 국내 최초로 단일 지역을 연고로 재창단키로 하고 前포철부사장 李大公씨(52)를 구단사장에, 崔영만 前포항시체육회 이사(46)를 단장에 내정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내 최초로 전용구장을 확보한 포항제철은 시즌이 종료되는 대로 지역 인사들을 중심으로 법인설립 추진위원회를 구성, 주식공모를 통해 재원을 확보한 뒤 빠르면 내년 시즌 개막에 앞서 법인으로 출범시킬 방침이다.

포항제철의 별도법인 전환움직임은 金滿堤회장 취임이후 취해진 '군살빼기'에다 스포츠가 기업보다는 지역연고중심으로 전환돼야한다는 대원칙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국내 프로축구는 전남 드래곤즈가 동광양,순천,여수를 중심으로 철저한 지역연고중심으로 출범해 본격적인 연고지시대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현대는 올해부터 이미 유니폼에 울산을 표기했으며 서울지역에 연고를 둔 일화 유공 LG도 수도권으로 연고구장을 옮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 된다.

연합뉴스 1994-10-25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 ... 0003821571


창단 이후 연고이전을 한 번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포항 스틸러스조차도 스스로 구단 정체성에 대해 법인화 이전까지 제대로 된 지역연고가 아닌 것으로 여겼다는 내용. 이는 지역연고제 확립 과정에서 현업 종사자들이 지니고 있던 관념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커서 전문을 인용하긴 했습니다만, 주목할 부분은 그런 것보다 동대문 3구단의 ‘움직임’일 겁니다.

동대문 3구단을 포함한 K리그 연고지 재조정 문제를 다룬 기사 중에 처음으로 서울 분할 방안을 언급하지 않은 채 오직 서울 외 수도권 즉 인천/경기 지역으로의 이전 움직임만을 보도하고 있습니다. 주어는 정부도 협회도 누구도 아닌 일화 유공 LG입니다. 아직 95년 2월 연맹 결의(95년 11월 청와대 지시?) 이전입니다.


'제8구단' 전남 드래곤즈가 이달 말께 신인드래프트에 참여할 테세를 갖추고 있는 것과 함께 일화.유공.LG도 서울을 탈피,수도권 도시를 새 연고지로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

연합뉴스 1994-11-16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 ... 0003882044


역시 서울 외 수도권, 주어는 일화 유공 LG, 95년 2월 전의 일. 어디에 J리그 모방이 있고 삼성 어르고 달래기가 있으며 (특히) 정부의 명령이 있습니까. 유리한 자료만 제시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면 스스로 검색해 보십시오. 뉴스 검색으로 이 문제를 직접적으로 다루는 당시 기사들을 골라내서 동어반복을 거르면 딱 저 정도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위키 문서를 부정하는 기사만 남아있는 것도 아닐 테고요.


한국프로축구연맹은 그러나 이들 3개구단이 연고도시를 선택하지 못할 경우 오는 20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강제로 연고도시를 배정키로해 구단의 의사와 관계없이 내년시즌 8구단의 페넌트레이스는 도시대항의 경쟁장으로 변모될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경향신문 1994.12.16
http://newslibrary.naver.com/viewer/ind ... Type=00010


어엇 폭탄 출현! ‘강제’로 ‘배정’한다니 마침내 진상이 드러나는군요. 좀 치사하지만 위키 문서 작성하는 친구들이 그러는 것처럼 불리한 자료는 쏙 빼놓을 걸 그랬습니다.

... 안 그래도 됩니다. 이 문장의 바로 위를 보면,


아직 도시연고를 확정하지 않은 일화등 3개구단은 올해안에 연고도시를 선정할 계획이다. 일화는 성남, 유공은 부천, LG는 서울또는 수원을 연고도시로 검토하고 있다.


유공=부천은 우리가 아는 바대로고 일화=성남도 결국은 그렇게 됐으니 이들 연고지가 구단 의사와 무관한 일방적인 배정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한편 <한겨레> 1994년 7월 15일자 기사에 이어 LG가 수원에 거듭 짝지어지고 있다는 것은 <경향신문>이 전한 LG 구단과 수원시의 접촉 사실이 일방의 구애에 불과한 것이 아님을 여실히 드러냅니다.


이밖에 LG,유공,일화가 몰려있는 서울지역의 연고지 재배치는 현행대로 공동구역으로 하자는 안과 지역적으로 3등분하자는 안이 나와 추후 이사회에서 논의키로 했다.

연합뉴스 1994-12-20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 ... 0003837115


이게 바로 12월 20일 열린 이사회 결과를 보도한 기사, 그중에서도 동대문 3구단의 연고지 재조정에 관한 부분인데, 강제 배정 운운은 어디로 날아가고 대신 서울의 ‘공동구역’ 안과 ‘3등분’ 안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공동구역 안이란 ‘현행대로’라니 그렇게 알면 될 일이지만, 3등분이란 게 서울을 그렇게 하겠다는 뜻인지 3구단이 각자 다른 지역을 연고지로 삼겠다는 의미인지 본문만 읽어서는 파악이 쉽지 않습니다. 아무튼 이런 것도 위키 문서가 인용하지 않은, 제가 굳이 치사한 짓을 저지르지 않게끔 해주는 자료입니다.

이상의 기사들을 종합해 보면, 늦어도 1993년 12월부터 각 구단 관계자 사이에서 떠오르기 시작한 연고지 설정 논의가 1년 동안 진행되며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내 구체적인 도시 이름이 나오는 가운데 새로 설립된 프로연맹에서 하나의 정책으로 확립되었다는 것 외의 결론은 불가능합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건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이 지방 축구 활성화니 하는 것보다는, 철저하게 지역연고 확립 특히 ‘도시연고’라는 관점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역으로 당시 축구계에 동대문 3구단이 서울이라는 도시연고를 확립하지 못했다는 인식이 팽배했음을 알 수 있고 이는 LG의 ‘서울 연고 복귀론’에 청와대 지시설을 비롯한 강력한 근거를 제공하는 모처의 주장과는 정반대의 상황인 것입니다. 이런 것들이 위키 문서가 전하지 않는 1995년 2월 이전의 진실입니다.

물론 95년 2월 이후라고 해서 그러한 도시연고 확립을 향한 각 구단의 움직임이 딱히 달라질 건 없습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도 구단들 스스로 말을 꺼내놓고 막상 연맹에서 정책으로 확립하니 전면 거부로 돌아섰다고 한다면, 흠... 알아서 하려고 했는데 엄마가 “공부해라!”고 하면 공부하기 싫어지는 그런 심리인가요 -_- 별 설득력이 없습니다. 차라리 실제 움직임을 보여야 할 시간이 가까워지니 서울 독점을 노리고 눈치 보기 대작전을 폈다면 모를까 말이죠.


또한 지역연고지 조정을 마무리해 프로축구의 전환점을 마련하려던 프로연맹의 야심찬 계획도 수포로 돌아갈 공산이 커졌다.

김기복 프로연맹 사무총장은 이와 관련해 "해당 구단에 여러 차례 문서를 보내 올해 안에 지역연고지를 옮기도록 종용했으나 서로 눈치만 보고 있다"고 꼬집으면서 "하루빨리 입을 열었으면 좋겠다"고 아쉬워했다.

프로연맹에 따르면 LG는 안양, 일화는 성남·과천·평택, 유공은 인천 등과 연고문제를 협의하고 있으며 일부 구단은 이미 방안을 확정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3개 구단은 서울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서로 발표를 미룬 채 상대 구단의 동태만 살피고 있다는 것이다.

한겨레 1995.12.13
http://newslibrary.naver.com/viewer/ind ... Type=00010


유공 LG 일화 동대문 3구단의 거부 의사라고 해봤자 겨우 서로 눈치를 본다는 정도. 동대문 3구단의 이전 거부 움직임을 보도한 <한겨레> 기사에서 LG 구단이 보인 반응과 일맥상통합니다. 이쯤 되면 ‘저항’의 진면목도 슬슬 드러나는 듯합니다.

중요한 건 밑줄 친 부분이 보여주는 당시 3구단의 연고 문제 협의 지역. LG는 1년 사이에 수원에서 안양으로 맘을 바꾸었는데 뭐 이건 삼성 때문이겠죠. “이미 방안을 확정해 놓은” “일부 구단”이 어디인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런 구단들에게 강제로 연고지를 배정했다고 하는 것이 천하의 헛소리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그나저나 3구단은 이렇게 시종일관 수도권 도시만을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 “지방 축구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서울 연고 공동화 정책의 대의 명분에 어긋나는 연고지 선택이었다” 는 얘기는 뭡니까.


프로축구연맹은 또 지역연고제 확립을 위해 그동안 서울을 연고로 하던 팀들중 LG는 창원과 대전, 안양중 한곳을 선택하기로 했으며 일화는 다음달 16일이후 확정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1996-02-27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 ... 0004040294


LG와 관련해서 창원 대전이 새로 등장합니다. 95년 겨울에 돌출된 발표 미루기 수준의 저항조차 이미 끝났는지 그에 대한 언급은 없습니다.


한편 서울을 공동 연고지로 했던 3개구단은 지역연고제의 조기 정착을 위해 일화가 천안, 유공이 부천, LG가 창원으로 홈 구장을 옮기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1996-03-12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 ... 0004102646


유공 코끼리는 결국 제일 먼저 거론되던 부천으로 정했고, LG 치타스는 LG전자 공장이 있던 창원에 눈을 돌리는 듯하지만, 최종 선택이 어디였는지는 모두 아는 바입니다.


안양은 LG연구소 LG전선등 각종 계열사들이 자리잡고 있고 서울 등 인근 도시의 축구팬들가지 끌어들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

인구 1백27만여명의 대전은 이들 중 최대 도시이며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하고 있지만 LG와는 별 연관이 없는게 결정적인 흠.

반면 창원은 축구열기가 드높은 데다 LG전자 등 계열사가 있어 후한 점수를 받고 있다.

하지만 어떻게든 서울에 눌러앉으려 하고 있는 LG로서는 이들 중 어디에서 선뜻 마음이 가지 않는다. 그러나 서울을 공동연고지로 사용해 왔던 일화와 유공이 이미 연고지 이전을 마무리한 상황에서 약속을 깨고 혼자서 서울 잔류를 우길 수도 없는 형편.

결국 LG는 현재 열리고 있는 아디다스컵대회의 홈3경기를 대전과 안양, 창원에서 잇따라 열어 축구열기와 흥행성 등을 판단한 뒤 연고지 문제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

동아일보 1996.04.03

http://newslibrary.naver.com/viewer/ind ... Type=00010


여기까지 따라오신 분이라면 위 기사의 “어떻게든 서울에 눌러앉으려 하고 있”다는 것이나 위키 문서가 링크한 기사의 “서울연고 고수를 강력히 희망했”다는 표현에 별 알맹이가 없음을 아실 테고 그보다는 “일화와 유공이 이미 연고지 이전을 마무리한 상황에서 약속을 깨”기 힘들다는 표현에 더 주목을 해주시리라 믿습니다.

여기서 ‘약속’이란 다 같이 서울을 비우기로 한다는 내용일 것임은 뻔할 뻔. "두 팀이 서울을 떠나지 않는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마당에 우리만 떠날 수 없다" “서로 눈치만 보고 있다”에 이은 참으로 일관된 태도가 아닐 수 없습니다. 손가락 걸고 약속까지 했는데 한두 달 주저했다는 게 강력한 저항인가요. -_-

무슨 단체로 격렬한 반대 시위를 했다거나 연맹 이사회에서 전면 철회 요구라도 했다면 모르겠습니다만, 이렇다 할 항의조차 없었습니다. 설사 그런 게 있었다고 하더라도 전체 맥락을 볼 때 ‘안 되면 말고’ 식 아니면 ‘흔한 통수’일뿐 거창한 연고 수호 의지 등으로 봐줄 여지는 거의 없습니다. 애착이 남달랐다면 그렇게 열심히 새 연고지를 물색한다든가 ’95시즌에 유랑질의 정점을 찍는 일은 없었을 겁니다.

각 구단의 연고지 확정 기사를 인용할 필요성은 못 느낍니다. 어떤 애들은 레지스탕스의 증거로 모 구단이 막차를 탔다는 기사를 소중히 여기는 것 같습니다만, 2년 반이라는 긴 시간 동안 검토를 거듭하다가 잠시 눈치 보느라 발표가 늦어진 것 따위를 놓고 그런 식으로 받아들이는 건 가장 멍청한 해석입니다.

결국 구단들 스스로 검토한 후보군이 아닌 엉뚱한 지역으로 강제 배정을 받은 사태 역시 벌어지지 않았습니다. 물론 바로 옮길 수는 없었지만 어쨌든 결국 전부 자기들 가고 싶은 데 들어간 겁니다.

이런데도 ‘1996년’에 집착할 필요가 있을까요. 96년부터 하기로 95년에 결정했는데 안 따랐다, 그래서 강제적으로 배정했다는 식으로 말하는 건 이상의 자료들을 보지 않았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양심이 없는 겁니다.

‘서울 공동화’란 어디까지나, 1993년부터 구단들 스스로 논의를 시작한 것이 1994년 즈음에 만들어진 지 얼마 안 된 프로축구연맹의 정책으로 수용되어 1995년 2월 이사회 결의로 확립, 실제 이전은 1996~2000년(일화에 면죄부를 주는 느낌이라면 하한을 99년이라고 해도 상관없습니다)에 이뤄진 정책이라고 보는 게 맞지, 그렇게 갑작스럽고 일방적으로 시행된 폭거처럼 말하는 건 사실을 크게 왜곡하는 것입니다.

사실 2011년 개편 전의 프로연맹 이사회란 게 어떤 성격인지 당시 K리그 구단 수가 몇 개였는지만 알아도 당사자인 3구단의 의사와 무관하게 밀어붙여서 반발이 불거졌다는 따위 황당한 주장은 내뱉기 힘들 겁니다.

이렇게 사실관계를 추적해 보면 이른바 ‘서울 공동화 정책’, 지금 와서 보면 ‘도시연고 확립’이라고 하거나 당시 주로 쓰였던 표현인 ‘연고지 조정’이라고 하는 게 더 적절하지 않은가 싶은 움직임 전반에 대해, 위키 문서가 대표하는 통설(?)에 오류가 허다함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겁니다.


“K리그 연맹에서 J리그의 도쿄 공동화 정책을 모방했다.”
- 근거 없음.

“당시 협회가 서울 연고를 노리던 삼성그룹의 리그 참여를 유도하고자 단행한 조처였다.”
- 근거 없음.

“김영삼 정부의 정책에 부응하고자 했거나 청와대의 직접 지시가 있었다.”
- 근거 미약. 문헌적 근거가 너무 단편적이고, 실제 진행 과정을 보도한 당시 통신사 및 신문 기사들에서는 이와 같은 내용이 발견되지 않음.

“서울 소재 3구단에 대한 강제적인 지방 분산 방침에 해당 구단들이 저항했다.”
- (극히) 부분적 진실. 대체적 오류. 일단 ’96시즌부터 서울 소재 경기장을 사용하지 못한다는 1995년 2월의 연맹 결의에 대해 1995년 11~12월 3구단 측에서 불응하는 자세를 보인 것은 사실이나, 해당 구단들이 수도권 도시를 연고지로 삼는다는 기본 방침에 대한 전면적 거부 의사를 직접적으로 표출한 일은 없었다.

- 오히려, 본 방침은 늦어도 1993년 12월부터 각 구단이 논의를 시작해서 구단 간 협의체인 프로축구연맹의 공식 정책으로 확립된 사안이며 최종 결정된 연고지도 각 구단이 장기간 검토 끝에 스스로 정한 것이니만큼 전체적인 진행 과정에서 강제성보다는 자율성이 훨씬 크게 작용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지방 축구 활성화를 명분으로 했으나 3구단이 수도권에 연고지를 정한 것은 난센스다.”
- 허수아비 치기. 당시 K리그는 이미 전북 전남의 가입으로 전국화를 달성한 상태였기 때문에 굳이 비수도권 지방 이전에 집착할 이유가 없었고 실제로 3구단이 검토한 연고지 후보군 대부분이 수도권 도시인 것에 대해 협회 또는 연맹이 반대 의사를 밝혔다는 증거 역시 발견되지 않으므로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



이제 지금까지 확인한 사실들을 바탕으로 ‘동대문 3구단 도시연고 확립’ 과정을 써 보...

는 일은 다음 이 시간에 하도록 하겠습니다.
윤군
미취학(U-6)
포스트: 4
가입일시: 2012년10월05일(금) 15:58
위치: 수원시

Re: 연고이전에 관한 끝장토론

포스트 by 윤군 »

다문제일님 글 잘 읽었습니다. 자료 찾느라 고생하셨겠네요.
다문제일님이 여기 쓰신 근거로 위키백과에 상주하는 쓰레기새끼들 엿맥이고 문서 제대로 수정하여 진실을 알려주시면 좋겠습니다.
특히 Footwikis 이 개패륜 쓰레기새끼 때문에 위키가 썩네요 아주.
수원 블루윙즈 지지자
패륜박멸
다문제일
미취학(U-6)
포스트: 15
가입일시: 2010년3월16일(화) 16:05

안양 창단 기념 칼럼 <3> '탈 서울'은 실패했는가?

포스트 by 다문제일 »

“1993년 무렵 K리그 구단들 사이에서 지역연고제를 도시연고로서 확립하고자 하는 논의가 일어났고 특히 지역연고 정착이 미진하다고 여겨졌던 동대문경기장의 세 구단(유공 LG 일화)의 경우는 서울 외 지역을 도시연고로 삼자는 의견이 제기되었다.

이에 따라 동대문 3구단은 서울의 강남/북 분할 방안 등과 병행하여 서울 외 지역을 연고지로 검토하게 되는데 그 대상은 부천 인천(이상 유공) 수원 안양 창원 대전(이상 LG) 성남 과천 평택 천안(이상 일화) 등 주로 수도권 또는 그에 인접한 도시들이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이러한 각 구단의 움직임을 정책으로 수용하여 마침내 1995년 2월 연맹 이사회에서 ’96시즌부터 전용구장 건설 계획을 제출하는 구단에 한해서 서울 잔류를 허용한다고 결의, 이들 구단의 수도권 내 분산을 촉진하고자 하는 의지를 나타내기에 이른다.

유공과 일화가 ’96시즌에도 각각 목동과 동대문운동장을 홈으로 사용할 의사를 밝힘에 따라 정책 추진에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으나 서울을 비운다는 기본 방침 자체에 대해서는 구단 간 합의가 있었으므로, 일단 유공은 부천을, LG는 안양을, 일화는 천안을 도시연고로 확정, K리그 다른 구단들과 더불어 1996년부터 연고지로 삼은 지역 이름을 구단 명칭에 표기하게 되었다.

하지만 해당 지역의 미비한 경기장 시설 문제로 인해 실질적인 진입은 즉각 이뤄지지 못했고 LG는 1997년 유공은 2001년에야 각각 안양과 부천의 종합운동장을 홈 경기장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일화 구단의 경우도 1996년에는 천안시에서 홈경기를 거의 개최하지 않았으며 1997년부터 본격적으로 천안의 오룡경기장을 홈으로 활용하게 되었다.”



이렇게 써놓으니 별거 아닙니다만, 적어도 아무런 근거도 없는 주장을 주절주절 펼쳐대면서 지들 입맛에 맞는 것들만 취사선택하느라 정작 중요한 부분은 구렁이 담 넘듯 하고 연결된 근거 자료가 보여주는 실제에 비해 터무니없는 과장을 일삼는 위키 문서보다는 사실관계에서 놓치는 부분이 훨씬 적다고 자부합니다.

신중을 좀 덜어서 말씀드리자면, 당시 축구계에서 많지도 않은 전체 여섯(나중엔 여덟) 구단 가운데 세 개가 한 경기장에 몰려있다는 것은 문제라는 인식을 공유하여 일단 어떤 식으로든 분산한다는 방침 자체에는 각 구단 간에 이견이 없었으리라 보는데, 실제로 확인되는 사실도 대체로 그러합니다.

또 추정컨대 당시 프로구단이 실질적으로 사용할 만한 경기장이 동대문 목동뿐이었으므로 강남/북과 같은 식으로 서울을 분할할 경우 다른 형태의 불균형이 발생하게 되어 3구단 중 한 개 구단 이상이 서울 외 지역을 연고지로 정함이 불가피해졌으며, 끝내는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전부 서울을 비우기로 하고 이를 서로에게 확실히 보장받고자 월드컵 유치와 맞물린 전용경기장 건설이란 제약 조건을 걸기로 합의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뇌내망상이 지나치다고요? 위키 문서 여기저기 굴러다니는 온갖 개똥들에 비하면 이 정도는 애교입니다. 망상이라고 하지만 구단들의 도시연고 확립 의지가 서울 공동화로 이어지는 과정을 그보다 더 잘 풀어낼 이론을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막판에 눈치작전이 벌어진 경위도 자연스럽게 설명이 되고요.

이쯤 되면 결국은 다 편향된 결론을 유도하기 위한 거 아니었냐고 여길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는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위키 문서의 각주는 전부 일일이 조사해봤고 네이버 뉴스에서도 관련 기사를 최대한 확보하려고 노력했으나 제 주장의 핵심 논거인 1. 수도권 내 도시연고 확립 논의는 각 구단이 자발적으로 시작한 것이다. 2. 해당 구단이 연맹 등에 본 정책의 전면 철회를 요구한 적은 없다. 에 대해 반례가 될 만한 것은 전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못 믿겠으면 너님이 찾아보시죠.

상식적으로 그렇게 청와대 지시 등의 외부 강요로만 시행된 정책이었다면 유수의 기업집단(+종교집단)을 배경으로 삼고 있는 각 구단들이 당하고만 있었겠습니까. 서슬 퍼런(?) 김영삼 정부 때는 어쩔 수 없다 쳐도 그 시기 지나면 바로 행동 개시했겠죠. 결국은 일화는 천안 버리고 LG는 안양 버리고 SK는 천안 버리지 않았느냐고요? 그 연고지 다 지들이 선택한 거라니까요. -_- 강제성 어쩌구 하고는 아무 관련 없는 일입니다.

또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안양과 서울에 프로구단이 나란히 서게 된 이상 이제 와서 패륜 짓이니 연고 복귀니 해봤자 별 의미가 없는 것이고 어차피 안양→서울 연고이전이 잘못됐다는 제 신념은 안양 연고 확립 과정에 대한 이해가 달라진다고 해서 변할 부분이 아닙니다.

어차피 ‘연고지 조정’에 대한 저의 정리를 전적으로 받아들인다고 해도 나중에 일어난 사건들에 대한 관점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겠죠. 어떤 이는 서울특별시를 본사 소재지 이상의 ‘지역 기반’으로 여기지 않나 싶은 한 기업집단 산하 스포츠클럽이 서울 도시연고를 확립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시행착오쯤으로 간주할 수도 있을 것이고, 어떤 이는 GS가 월드컵경기장에 눈이 멀어서 검토 단계까지 포함하면 5년이 넘는 시간을 들여 해당 지역의 전폭적인 협조 하에 확립한 연고지를 헌신짝처럼 던져버린 사건으로 이해할 수도 있을 겁니다.

‘LG의 안양 시대’에 대한 해석이야 어떻든 1996~2000년의 도시연고 확립 정책은 K리그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으며 그 영향은 대체로 긍정적이었습니다. 구단 명칭에 지역명을 표기하고 유랑 경기를 점차 줄여가는 가운데 팬 집단의 질적 양적인 성장이 일어났고, 국내 축구 리그도 프로 야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메이저 스포츠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한국 축구 르네상스’도 이 시기의 일이었습니다. 수원과 같은 대형 클럽의 탄생도 도시연고제가 아니었으면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겁니다. 어딘가의 볼멘소리에도 불구하고 많은 축구팬이 1996년을 지역 연고제 원년으로 인식하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서울 공동화’만 보더라도 실패라 잘라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혹자는 LG의 안양→서울 연고이전과 일화 SK도 최초 진입한 도시 연고를 유지하지 못했음을 들어 그러한 단언에 거리낌이 없지만, ‘서울 복귀’를 기준으로 삼더라도 실패는 1/3에 한정되며 나머지 두 구단은 여전히 서울 밖에 머물고 있으므로 2/3의 성공은 인정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천안 부천 연고를 이어나가지 못한 것은 탈 서울 ‘합의’(‘정책’보다는 이 표현이 어울립니다)의 실패가 아닌 연고지 설정의 실패일 뿐입니다. 물론 책임은 해당 구단의 몫입니다. 누차 말씀드렸다시피 모든 건 스스로의 선택이었으니까요.

“1,041만여명의 수도 서울이라는 대한민국 최대 시장을 포기”한 것이기 때문에 어리석은 결정이었다는 지적도 전혀 그럴싸하게 들리지 않습니다. 현재 유일한 서울 소재 구단이나 과거 동대문 시절 3구단의 관중 동원 능력을 보면 91년 체제의 연장은 평균관중 5~7천 수준 중소 구단의 병존에 그쳤을 공산이 큽니다.

안양 부천 천안 합쳐도 서울보다 훨씬 적다 어쩌고 하는 뻘소리는 낫 놓으면 낫 그림 밖에 그릴 줄 모르는 어린이다운 발상입니다. 좀 더 크면, 연고 도시 인구가 서울 1/10 밖에 안 되고 K리그 전체를 놓고 보면 딱 중간급 규모인 수원 삼성의 흥행성이 국내 최고인 것이나 부산 1/7 수준인 포항 스틸러스의 관중 동원 능력이 아파트 구단의 두 배 이상인 것에서 세상이 그리 단순치 않음을 깨달으리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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