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서울 공동화 정책

풋케위키, 대한민국 대표 축구위키 FootballK WIKI-
둘러보기로 이동 검색으로 이동

한 걸음 나간 것은 맞는데[편집]

방향이 제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소 어긋난 부분도 있어서 몇 가지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아, 저는, 아실 분은 아실 만한, 본 문서에 링크되어 있는 풋케 연고이전 논의 포럼 대미를 장식한(?) 칼럼의 작성자입니다.


글을 쓰고 나서 한동안 그 반향이, 크지 않았던 기대에 비해서도 작아 보이는 것이 좀 아쉽기도 했지만, 최근 일부 축구 커뮤니티에서 관련 논의가 활발해지고

또 그에 따라 기존 공동화론자들도, 비록 기존 '위키 문서' 재탕에, 축구팬 사회의 각종 낭설에, <한국 프로축구 30년>의 '서울 공동화 정책' 언급에 크게 고무된 정도의,

아직까지 처참한 수준이긴 해도 어쨌든 정리된 '반론'을 내놓고 있는 것이 반갑습니다.


지금 당장이야 그렇게 뻣뻣한 표정일 수밖에 없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어떠한 '목적'에 지배되지 않는 말들이 점점 많이 흘러나오리라 예상하며

또 그러한 담론이 지금 kfootball 등에서 뜻 있는 분들이 진행하고 있는 한국 축구사에 대한 인문학적 탐구와 결합한 결과는 진실과 매우 가까운 지점에 있을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헌데, 기존의 빈약한 통설에 도전하는 사람들도 뻣뻣함을 풀어야 할 부분이 없지 않습니다. 이를테면 "서울 공동화 정책은 허구다"라는 언설은 제 본의와 좀 다르게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요새 '서울 공동화 정책'이란 용어에 대해, 죄송스러운 말씀입니다만, 거의 '기계적'으로 보이는 반응을 나타내시는 분들을 종종 보는데, 이건 좀 문제가 있습니다.


저도 물론 그 용어를 부정적으로 보기는 합니다만, 막상 제 예전 칼럼을 보면 해당 현상에 대해 '서울 공동화' 등의 용어를 빈번하게 사용하고 있음을 확인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동대문 3구단을 '진정한 서울 팀'으로 보건 '사실상 무연고 팀'으로 보건 간에 어쨌든 대외적으로 내세운 연고지가 서울이었음은,

또 그 구단들이 어느 순간 서울 외 지역을 연고지로 삼게 되었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 아니겠습니까.


또 그러한 움직임이 어느 날 눈떠 보니 그렇게 되어 있었던 것이 아니라 해당 구단들이 협의체(연맹) 및 상부기관(협회) 등과 논의하는 과정을 거쳐 확정된 결과임도 두말할 나위 없이 분명합니다.


그렇게 논의가 실행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저 자신은 '합의'라는 표현을 더 선호하긴 합니다만, '정책'이라고 불러도 아주 틀렸다고만은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공동화는 허구" "정책이라는 말을 쓰면 안 된다"라는 식으로 일관할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 식으로 대응은 자칫 일련의 현상 전반을 부정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져 쓸데없는 빌미를 제공할 수도 있습니다.

'정책'이라고 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분명 2004년 전부터 존재했던 '서울 공동화'란 용어를 단순히 'GS 추종자들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단정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감히 말씀드리건대, 발전적인 논의를 위해서는 그런 지엽적인 대응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역설적이게도 이를 위해서 제가 서울 공동화 정책이란 용어를 부정하는 이유를 말씀드리고자 하는데, 이는 제가 생각하는 본 문서의 개편 방향과 관련이 있습니다.


제가 '서울 공동화 정책'을 부정하는 첫 번째이자 결정적인 이유는, 용어의 문제점 이전에 용어 사용 자체의 문제점 때문입니다.

무슨 말인고 하니, 용어의 적절성을 떠나서 그 현상을 독립적으로 인식하게 되는 것 자체가 이미 왜곡의 시작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서울에서 부산 가는데, 대전 지난다고 해서 대전 간다고 하면 안 되지 않겠습니까. 이걸 "대전'행' 말고 대전'경과' 같은 다른 용어를 사용하자"고 해서 될 일도 아닐 것입니다. 흔한 말로 "프레임 자체를 깨야" 하는 것입니다.


지금 와서 누가 뭐라고 떠들건 간에 팬들을 포함한 당시 축구계에는 리그 소속 각 구단들이 연고지와 충분히 밀착되지 않았다는 인식이 팽배했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연맹 차원에서 야심차게 밀어붙인 사업이, 지역명 병기 등이 포함된 1996년의 이른바 '본격적인 지역 연고제'이며,

이후 타지에서 벌이는 '홈 경기' 이른바 '유랑 경기'가 점차 축소되고, 신생 구단이 처음부터 확고한 도시 연고를 갖고 출범하게 되어, 21세기 들어서는 지역 연고제가 그럭저럭 정착 단계에 접어들게 된 것이 이와 무관할 리도 없습니다.


그리고 이른바 '서울 공동화'가 1993-1999년의 그 거대한 흐름 안에 놓여 있는 것은 포털에서 불과 몇 십 분이면 대부분 확인할 수 있는 당대 자료에 명명백백하게 드러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 구단을 서울이라는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아담이라는 신화의 주인공으로 만들기 위해,

탈 서울 논의의 발단, 논의가 점차 높은 단계로 올라가며 공식화하는 과정, 각 구단의 연고지 물색과 실제 이전 등 중요한 정도가 아니라 그 일의 거의 전부랄 수 있는 사건들을 필사적으로 외면하고,

거세된 맥락을 J리그의 도쿄 공동화 모방설과 같은 낭설로서 대체한 것이 오늘날의 공동화론인 것입니다.


그런데 똑같이 숲을 보지 않고 "그 나무가 아니라 저 나무" 수준으로 받아치는 부정론자들도 문제가 있어 보인다는 것입니다.


'공동화'라는 표현의 어감이 대체로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중립적이지 않다든가,

처음부터 서울을 비우는 것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닌 '결과적인 공동화'에 가깝기에 정책보다는 '합의'나, 몇몇 분이 말씀하시는 대로 '현상'이 더 적절하다든가 하는 용어 자체의 문제점도 물론 심각합니다.


하지만 단순한 '대체'나 '부정'이 능사가 아니라 좀 더 넓은 시야로 전 과정을 조망할 필요가 있고,

따라서 감히 제안 드리건대, 본 문서의 표제 또한 그에 걸맞게 바뀌고 문서 자체도 기존의 위키 문서 전재→현재의 전면 부정을 넘어선 전반적인 개편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당시에 주로 사용되었던 '연고지 조정'이란 용어를 선호하는데, 이렇게만 쓰면 막연하니까 <1990년대 연고지 조정>으로 표제를 정하고, 이른바 '서울 공동화'를 그 하위 항목으로 다루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아니면 이미 종종 쓰이는 대로 <본격적인 지역 연고제>란 표제 하에 다루는 것도 가능할 것입니다. 이렇게 불쑥 던져 놓고 정말 죄송스럽지만, 제가 편집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없음은 여기 계신 분들에게 용서를 구합니다.


이번에는 전적으로 우연입니다만, 어째 축구팬의 '위대한 승리' 직후에 비슷한 성격의 긴 글을 또 쓰게 됐는데,

승리는 좋지만, 그 앞의 비극은 다시 목격하고 싶지 않기에, 다음에 이럴 일 있으면 그때는 비슷한 상황이 아니기를 바랍니다. 풋케위키와 kfootball의 발전을 기원하며 물러 납니다.